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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촉말랑짜릿[뜬금]없는 이야기 괜찮아 최근 등록된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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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루 파인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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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걸 힘들어 한다. 기다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기다리는 게 되는 마음. 그런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 바보? 멍청이? 에이. 자책은 안 하겠음. 그게 내 나름의 애정. 조금 삐뚤어져있어도. 그렇다고 생각하겠음. 기대를 낮추는 방법을 익혀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함. 100분 토론을 보다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성범죄 관련 소견을 올렸는데 이어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우르르 쏟아져서 놀라웠다. 다들 대수롭지 않게 툭툭 던지듯 말해서 아, 그래도 많은 부분 치유가 되어서 저렇게 말할 수 있는 거겠지? 이렇게 또 쏟아내고 마음이 더 나아질 수 있다면 이런 식으로도 얘기하는 것도 나쁘진 않구나, 오랜만에 괜찮은 떡밥 던졌구나 싶었다. - 그 중 하나. 친아버지한테 나쁜 일을 당했는데, 엄마는 그 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고, 할머니는 네가 잘못 봤을 거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얘기. 와우, 100분 토론에서 피해자가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진술하기 어려운 환경에 대한 사례와 같은 이야기라 맘이 안 좋더라. 나의 경우는 고등학교 때 학원 수업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였는데 학원 차량 아저씨가 귀찮다고 집 앞까지 안가고 큰 도로변에 나를 내려다주곤 가버렸다. 그때 놀이터에 불량한 오라버니들이 많아서 솔찮히 무서웠지만 당당하고 빠른 걸음으로 집을 향했다. 양아치 오라버니들도 시덥잖은 농담이나 던지고 나를 따라오진 않았다. 그러나 중간 즈음 왔을 때 누군가 내 뒤를 따라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부러 속도를 늦췄는데도 날 앞지르지 않길래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거였다. 최대한 재빠르게 계단을 올라가서 대문 열어달라고 초인종을 누르려는 순간 뒤따라 오던 사람도 계단으로 올라오더니 내 치마 속에 손을 집어 넣었다. 허벅지부터 스윽하고 만져서는 그 손이 팬티에 닿으려는 순간 내 비명소리를 듣고 아빠가 뛰쳐나왔다. - 엄마의 증언으로는 내 비명소리에 아빠는 괴물같은 소리를 지르며 달려나왔다고 한다.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고 다행히 큰 일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색히. 찌질 그런 찌질도 없어서 그 정도 밖에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드는 놈이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난 그 색히 얼굴도 모르고 물론 얼굴은 봤지만 몽타주 작업을 한다던지, 용의자 라인에 세워놓으면 절대 못 찾을 그런 정신상태였다. 남색 츄리닝에 빨간 선 있는 옷차림이었고 찌질 찌질 뚝뚝 떨어지는 그런 색히였던 것 밖에. 그런데 그런 일을 당하고도 우리 집 위치와 나를 아는 그 색히가 무서워서 일찍일찍 다닌다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 일 자체에 대해서 크게 상처입진 않았다. 아니 상처입지 않은 건 아니고 아무렇지 않은 척해서 아무일도 안 일어난 것처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엄마도 학원에 전화해서 한바탕 뒤집은 것도 아니고,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뻔 했다고 집 앞까지 태워다 달라고 이런 요청만 했다. 가족끼리 그 일을 가지고 화제로 삼은 적도 없었다. 뭐 납치 당할 뻔 한 얘기도 안 했으니 이런 건 다시 얘기할 거리도 안 되긴 하지만. 어쨌거나. 피해자가 된다는 거 내 몸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몹쓸 범죄에 휘말려서 타인에 의해 내 몸이 농락 당한다고 생각하면 법이니 윤리니 도덕이니 떠나서 그 놈을 반드시 죽여버릴거다. 분노에 휩싸여서 나는 여성 연쇄살인범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때 느꼈던 두려움이나 공포를 제때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성에 대한 분노가 잠재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강아지처럼 굴어도 진심이 느껴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거잖아. 후훗. 스토리텔링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바람둥이 여러분들, 인간미 구축은 근본에서 나오는 거지 잘 짜여진 이야기에서 나오는 건 아니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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