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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리는 걸 힘들어 한다.
기다리라고 한 것도 아닌데
기다리는 게 되는 마음.
그런 것들이 나를 힘들게 한다.


바보?


멍청이?



에이. 자책은 안 하겠음.
그게 내 나름의 애정.
조금 삐뚤어져있어도.

그렇다고 생각하겠음.
기대를 낮추는 방법을 익혀나가는 중이라고 생각함.




by EGOIST | 2009/12/19 19:29 | [뜬금]없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
성범죄


100분 토론을 보다가
자주 가는 커뮤니티에 성범죄 관련 소견을 올렸는데
이어 성추행 및 성폭행을 당한 경험이 우르르 쏟아져서 놀라웠다.
다들 대수롭지 않게 툭툭 던지듯 말해서
아, 그래도 많은 부분 치유가 되어서 저렇게 말할 수 있는 거겠지?
이렇게 또 쏟아내고 마음이 더 나아질 수 있다면 이런 식으로도 얘기하는 것도 나쁘진 않구나,
오랜만에 괜찮은 떡밥 던졌구나 싶었다.
- 그 중 하나.
친아버지한테 나쁜 일을 당했는데, 엄마는 그 말을 믿으려고 하지 않고, 할머니는 네가 잘못 봤을 거다라는 말을 들었다는 얘기.
와우, 100분 토론에서 피해자가 움츠러들 수밖에 없는, 진술하기 어려운 환경에 대한 사례와 같은 이야기라 맘이 안 좋더라. 









나의 경우는
고등학교 때 학원 수업 마치고 집에 돌아올 때였는데
학원 차량 아저씨가 귀찮다고 집 앞까지 안가고 큰 도로변에 나를 내려다주곤 가버렸다.
그때 놀이터에 불량한 오라버니들이 많아서 솔찮히 무서웠지만 당당하고 빠른 걸음으로 집을 향했다.
양아치 오라버니들도 시덥잖은 농담이나 던지고 나를 따라오진 않았다.

그러나 중간 즈음 왔을 때 누군가 내 뒤를 따라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일부러 속도를 늦췄는데도 날 앞지르지 않길래 무서워지기 시작하는 거였다.

최대한 재빠르게 계단을 올라가서 대문 열어달라고 초인종을 누르려는 순간
뒤따라 오던 사람도 계단으로 올라오더니 내 치마 속에 손을 집어 넣었다.
허벅지부터 스윽하고 만져서는 그 손이 팬티에 닿으려는 순간 
내 비명소리를 듣고 아빠가 뛰쳐나왔다.
- 엄마의 증언으로는 내 비명소리에 아빠는 괴물같은 소리를 지르며 달려나왔다고 한다. 그런 모습은 처음 봤다고
 
다행히 큰 일은 없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색히. 찌질 그런 찌질도 없어서 그 정도 밖에 못했을 거란 생각이 드는 놈이었다.
그런데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난 그 색히 얼굴도 모르고
물론 얼굴은 봤지만 몽타주 작업을 한다던지, 용의자 라인에 세워놓으면 절대 못 찾을 그런 정신상태였다.
남색 츄리닝에 빨간 선 있는 옷차림이었고
찌질 찌질 뚝뚝 떨어지는 그런 색히였던 것 밖에.

그런데 그런 일을 당하고도 
우리 집 위치와 나를 아는 그 색히가 무서워서 일찍일찍 다닌다거나 하진 않았던 것 같다.
그 일 자체에 대해서 크게 상처입진 않았다.
아니 상처입지 않은 건 아니고 아무렇지 않은 척해서 아무일도 안 일어난 것처럼 하고 싶었던 것 같다.
엄마도 학원에 전화해서 한바탕 뒤집은 것도 아니고,
불미스러운 일이 있을 뻔 했다고 집 앞까지 태워다 달라고 이런 요청만 했다.

가족끼리 그 일을 가지고 화제로 삼은 적도 없었다.



뭐 납치 당할 뻔 한 얘기도 안 했으니
이런 건 다시 얘기할 거리도 안 되긴 하지만.

어쨌거나. 
피해자가 된다는 거

내 몸은 내 의지대로 할 수 있다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며 살아왔는데
몹쓸 범죄에 휘말려서 타인에 의해 내 몸이 농락 당한다고 생각하면
법이니 윤리니 도덕이니 떠나서
그 놈을 반드시 죽여버릴거다.
분노에 휩싸여서 나는 여성 연쇄살인범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그때 느꼈던 두려움이나 공포를
제때 제대로 해소하지 못했기 때문에
남성에 대한 분노가 잠재해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by EGOIST | 2009/10/11 04:20 | 괜찮아 | 트랙백 | 덧글(2)
아무리 잘 생기고


강아지처럼 굴어도
진심이 느껴지지 않으면
할 수 없는 거잖아.

후훗.




스토리텔링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진 바람둥이 여러분들,
인간미 구축은
근본에서 나오는 거지
잘 짜여진 이야기에서 나오는 건 아니랍니다.




by EGOIST | 2009/09/20 03:40 | [뜬금]없는 이야기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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